<뉴스케이프> 긴급보수비 '0원'인데 폭우로 유실된 국가유산 어찌 하나

국가유산청, 26일 기금운용계획 변경 심사 통해 확보 계획

집중호우로 피해를 본 김해 대성동 고분군(왼쪽)과 경북 경주 배동 삼릉의 넘어진 소나무 모습. (사진=이기헌 의원실)

 

[뉴스케이프 전수영 기자] 전국을 강타한 가을 폭우로 경남 김해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가야 고분 일부가 무너지고 경북 경주 배동 삼릉 내 소나무 두 그루가 쓰러지는 등 국가유산 피해가 발생했다.

 

긴급보수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9월 현재 국가유산청이 가용할 수 있는 국가유산 긴급보수비는 '0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국가유산청은 오는 26일 기금운용계획 변경 심사를 통해 10억원을 국가유산 긴급보수비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국가유산 피해 발생 때마다 기금운용계획 변경을 통해 피해복구비를 확보하는 땜질식 대책이 아닌 현실에 기반한 예산 편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가유산청으로부터 받은 '2024년 9.19~22. 호우 국가유산 피해 및 조치현황 보고'에 따르면 지난 19~22일 내린 집중호우로 총 2건의 국가유산 피해가 발생했다.

 

경남 김해 대성동 고분은 지난 20일 호우로 서쪽 사면 약 96㎡가 붕괴됐다. 현재 붕괴 현장 출입을 통제하고 붕괴 사면에 방수포가 설치됐다. 국가유산청은 추가 붕괴를 우려해 지역 주민들에겐 출입 통제 안내문자를 발송하고 복구 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22일 내린 폭우로 사적 제219호인 경주 배동 삼릉 사적도 지정 구역 내 소나무 두 그루가 꺾이며 쓰러지는 등 피해를 봤다. 삼릉은 신라 박 씨의 왕인 아달라왕, 신덕왕, 경명왕의 릉이다. 소나무 숲 촬영지로 유명한 곳이다.

 

국가유산청은 소나무가 쓰러진 곳 주변으로 안전 라인을 설치하고 쓰러진 수목을 분해한 후 제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재 국가유산 긴급보수비로 쓸 수 있는 예산이 모두 소진된 상황이어서 복구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국가유산청은 이 의원실에 "26일 기금운영계획 변경 심사를 통해 10억원을 국가유산 긴급보수비로 확보할 계획"이라며 "10억원이 확보되면 올여름 풍수해로 인한 국가유산 피해 보수에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상기후로 국가유산 피해가 늘어나는데 이를 복구할 긴급보수비 예산은 제자리걸음이며 해마다 기금운용계획 변경 심사를 통해 복구비를 충당하고 있다"며 "산발적인 땜질식 대책이 아닌 기후위기 현실을 반영한 긴급보수기 편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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